“이제 MBC 뉴스 봐도 되는 건가요?” 지난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만난 지인의 물음이다. 단순한 한 마디이지만 많은 사실과 맥락들이 함축되어 있는 언급이다. 우선은 지난 보수정권 집권기간 동안 MBC 뉴스가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여당일 당시에는 언론의 두뇌를 지배했다”는 자유한국당 인사의 고백에서 드러나듯, 공영방송 MBC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완전히 장악되고 그들의 하수인으로 전락했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MBC 뉴스는 여론을 호도하고 보수 정권의 보위에 앞장섰다. 그러기 때문에 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되고 실행된 공영방송 장악 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적폐청산 TF 조사를 통해 밝혀진 ‘MB 국가정보원’의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는 상당히 치밀하고 세부적이다. 2010년 3월 작성된 ‘문화방송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은 좌편향 인물과 프로그램 퇴출-노조 무력화-민영화로 이어지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2010년 6월 작성된 ‘한국방송 조직개편 이후 인적 쇄신 추진 방안’의 구체적 내용은 소위 좌편향 인사의 퇴출이다. KBS, MBC 두 공영방송을 대상으로 한 이 문건들의 핵심은 한...
이명박근혜 시대를 지나면서 한국 공영방송은 크게 망가졌다. ‘망가졌다’는 평가가 관점에 따라 다른 주관적 평가라고 논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다수의 생각이 그렇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지난 6월2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발표한 내용을 보자. “KBS와 MBC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에 충실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74%가 “충실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충실했다”는 답변은 21%로, 이번 19대 대선에서 친박당인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했던 24%보다 낮은 수치였다. 이처럼 우리 국민 다수는 ...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9월 28일 이전에 다녀오자.” 모 은행이 해외지점 개설을 앞두고 해외 취재 기자단을 꾸리자, 기자단 내부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이를 두고 같은 기자단 내부에서는 “기자들의 인식 수준이 한탄스럽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접대와 향응에 젖어 그 관행을 아쉬워하는 기자도 있고, 이를 비판하는 기자도 있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둔 언론계의 한 풍경이다. 우리 사회가 과연 어떤 모습을 지지할지는 물어보는 것 자체가 우문이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